![]() | 우울한 해즈빈 (양장) 아사히나 아스카, 오유리 | 랜덤하우스 | 20090125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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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현재 완료형으로 한창때가 지난 사람, 시대에 뒤떨어진 과거의 사람을 지칭
모든 것이 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다른 사람보다 뒤떨어진다는 말보다 잔인한 말이 또
있을까? 생각만 해보다 섬뜩하고 우울하다. 이 책의 제목은 이 시대를 함축해서 표현한 말
이지 않을까 싶다.
29살의 리리코
리리코는 앞만 보고 전진한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배짱과 지독한 공부로 줄곧 상위권에 있
었고, 그에 맞게 명문대에 진학한다. 최고학교를 졸업했으니 그 다음 단계는 좋은 직장에
취직한다. 팀장으로 일을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와 일을 하긴 원치 않는다. 그러나 괜찮다.
그녀는 잘났으니깐 그런 것 쯤은 가진 자로서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점차 밑에
서 올라오는 사람에게 치이면서 한직으로 물러나고 적응장애라는 판정을 받는다. 이런 그녀
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리리코는 결혼을 선택한다.
그 시절로 돌아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전업주부로만 사는 리리코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다양했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
음에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라고 어서 아이를 갖길 원한다. 반면 엄마는 어떻게 공부
를 했고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기 때문에 다시 직장을 나가길 원한다. 망설이는 마음에 직업
고용센터를 찾고 그 곳에서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면서 자신의 옛날을 뒤돌아보게 된다.
일본사회나 한국사회나
일본 소설을 읽으면 언제나 허무한 마음이 든다. 무언가를 질주해서 달리다가 마지막 부분
에서 정확한 결말보다는 일상적인 행동으로 이야기를 막을 내린다. 이런 것을 열린 결말이
라고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다른 소설과 달리 많은 공감이 갔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상
황에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박사까지 나온 사람이 직장을 구할 수 없어서 환
경미화원에 취직을 한다. 명문대에 가기 위해 고3들은 치열한 경쟁의 무리에서 야수처럼 살
아가고 있다. 그래서 과연 얻는게 무엇일까? 앞만 보고 달린 그들에게 남는 것은 리리코처
럼 오직 허탈감 뿐일 것이다. 평생 1인자의 위치에서 남을 쳐다볼 줄 만 알았지 누구에게
굽신거리지 못했던 그들은 남보다 뒤쳐진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래서 허탈하고
도망치고 싶어진다.
리리코는 자신의 이런 모습에서 싸우지 못했다. 일단 피하고 보자라는 심정으로 결혼하였
다. 그러나 결혼은 도피처가 될 수 없었다. 진정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자신에게 만족이란 삶을 오지 않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딜레마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필
요한 이야기이다. 분명 살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못나가
고는 나에게 달린 것이다. 그것은 나의 실력이 아닌 진정한 노력과 의지임을 명심하고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겠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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