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오소희 | 북하우스 | 20090420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이제 터키 여행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학회로 갔다가 오는 거니까 마음 편하게 여행하는 게 아니긴 하지만, 가난한 대학원생으로써 이런 기회가 아니면 외국 땅을 밟아보기 힘드니까 어쨌든 나에겐 멋진 여행일 것임에 틀림없다. 교수님께서 바쁘신 관계로 그 학회를 가시지 않겠다고 말씀을 하시니.. 그때 되어서 다시 맘을 바꾸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안 가신다고 하시니 자유롭게 터키 땅을 밟아보는 이 느낌을 알까.
터키. 나에겐 2002년 월드컵 4강에 붙은 나라로 정도밖에 아는 게 전혀 없어서 터키 여행책을 이리저리 찾아봤는데 정작 터키에 관한 책이 너무나도 전무했다. 단순히 여행 장소만을 알려주는 것은 블로그에 조금만 뒤져봐도 손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그리고 이스탄불만 갈 예정이라 단순 여행책 (단순 여행책도 거의 없지만)을 제외하고 나니 이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하나만 남았다.
지금까지 보아온 책과는 정말 너무나도 다른 책이었다. 한비야의 책을 비롯해서 지금까지 본 책은 대부분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서 그곳 사람들과의 교감을 통해서 경험을 쌓거나 새로운 곳을 보고 느끼는 것을 적은 책이 대다수였는데, 이 책은 3살짜리, 즉 36개월 짜리 아이 하나를 데리고 아줌마가 훌쩍 떠나는 책이었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랑 같이 여행을 하면 얼마나 멀리 가겠는가. 여행에서 대부분 유명한 유적지를 가서 인증샷을 찍고 유명 음식을 먹고 바로 다음 여행지를 가는 게 일반적인데, 아이 하나 때문에 그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게 전혀 당연하지 않게 된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고 해도 아이가 가기 싫으면 그냥 그곳에 주저 앉아서 그곳에 피어있는 꽃이랑 교감을 하고, 느림의 미학을 그대로 실천을 하면서 빨리빨리 여행지를 거치는 게 아니라 그곳의 생명 하나하나를 느끼고 오는 여행.
이 책을 읽으면서 정작 나에게 부족한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곳을 방문하고 돌아와서도 마음이 허한 느낌이 드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론리 플레닛이나 중앙에서 나온 책을 보고 사진과 똑같은 장소를 찾아서 그 앞에서 그대로 찍고 돌아오는 무엇을 위해서 여행을 하는지 목적을 잃어버리는 짓을 많이 한 것이다.
그곳 사람들의 정취를 느끼기는 커녕 이방인처럼 죽어있는 건물 앞에 서서 사진 찍기 바빴으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이 책을 보면서 같은 장소를 여행하면서도 글을 참 맛갈나게 잘 적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쩜 그렇게 책을 잘 쓰는지… 여행을 많이 하면서 그전에도 책을 많이 적어서 그런건지, 아님 원래 글에 재능이 있는건지.. 나도 여행을 하면서 글을 블로그에 남겼지만 그냥 여기 다녀와서 좋아요 정도인데, 이 글을 읽으면서는 내가 정말 그곳에 여행을 하면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그곳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얼른 터키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300장이 넘는 많은 분량인데도 한번 잡으면 놓기 싫어서 며칠 만에 금방 다 읽었다. 터키를 가기 전에 다시 한번 갈 장소를 정하기 위해서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