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7일 토요일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공지영 | 한겨레출판 | 20090216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늦은 밤 오지 않는 잠을 청하려 책을 꺼내 들었다.

잘못된 선택이었고 판단이었다.

일상에서의 가벼운 소재거리를 찾고 찾아서 글로 표현한 작가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었고

어느 정도는 공감하며, 그럴 수도 있겠다 짐작도 하고,

작가의 유머에 웃기도 하며 책장을 넘겨갔다.

그러다보니 정신은 더 맑아지고 결국 새벽에 들어설 때 쯤 책을 끝냈다.

 

딱히, 어느 구절이 좋다 라고 생각할 만큼 멋진 글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에 대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너무 솔직하게 드러낸 그녀의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부럽고 무서웠다.

왠지 그렇게 솔직하게 남에게 다 드러낸다는 것이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내가 나를 드러내지 못하고 비밀스레 이 공간을 채워가고 있기 때문인가보다 했다.

정치적인 발언도 너무나 솔직하게 글로 펼쳐내는 그녀를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보단

무섭다라는 생각을 하는 내가 어처구니도 없고 그렇게 되어버린 이 세상이 이상하다 느껴졌다.

그녀가 혹시나 그 글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일은 그다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이미 벌어진 것 같기도 하다.

얼마전 문인들에 대한 정책에 대해 문인들이 대노하여 무슨 기자회견도 가졌으니까...

깨어있는 자들의 글은 사람을 깨우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그를 조종하고 싶은 자에게 부담스러울 것이다.

문인들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신념대로 글을 잘 쓸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신념이 나와 비슷하든 전혀 상반되던

모든 글들을 아무런 제재 없이 읽을 수 있는 세상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이런 말을 주저거리는 건, '모모'가 금서였던 시대가 다시 다가오지 않을까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다.

설마...라는 일들이 워낙 많이 일어나는 시기라 내 말이 아주 틀렸다고 뭐라 할 사람도 큰 소리 내진 못할 것 같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작가가 언급했던 지리산에 머무는 그 시인들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머물고 있는 그 지리산에 가고 싶다.

지리산은 왠지 모르게 내게 안정을 주는 것 같다.

수려하게 아름다운 산은 아니지만 그 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그 어린 날의 추억이 생각나서 인 듯하다.

 

어린 시절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바라 본

지리산은 책에서 언급되는 금강산보다 백두산보다 아름답고 웅장한 산이었다.

굳이 그 느낌을 공감을 구하자면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러브레터에서 여주가 그린이를 부르던 그 산 느낌이라고 할까?

그 학교에 다니던 내 친구들이 나와 같이 그 산을 바라봤을 것 같진 않다.

난 좀 멍한 학생이었으니까. 하늘을 보고, 산을 보는 걸 교과서 보는 것보다 훨씬 좋아했던 거 같다.

그냥 그렇게 멍하게 뭔가를 바라보고 있으면 위로 받는 것 같았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인생사 세옹지마라 여기며 살아가길 원했던

조금 많이 조숙했던 어린 시절 나였기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

그런 것이 지금은 사치로 느껴지기에 그 시절 내가 그랬다는 것자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 때의 나를 기특하구나 하고 머리를 쓰담듬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재미있는 소소한 이야기도 많은 책이었다.

그런데 작가의 정치적 시야와 지리산 이야기가 내겐 남아있다.

물론 작가의 유머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싶지만...역시 유머는 내겐 여전히 어렵다.

어랏...사진 올리기가 안되네..쩝.

갑자기 급마무리를 하자니 좀 이상하지만....뭐...쩝.....ㅋ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