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5일 수요일

세상을 향한 다른 시선이 만나다.

크로스 - 정재승+진중권 크로스 - 정재승+진중권
진중권, 정재승 | 웅진지식하우스 | 200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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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와 과학자.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이 만나 같은 소재, 같은 주제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친다.

Cross 단어가 요즘 이슈가 되는 모양이다. 테블릿 PC와 휴대폰이 만나고, 인터넷이 전화기와 만나고.. 흔히들 convergence라는 말에 더 익숙한데 서로 다른 물건들의 cross라고해도 되지 않을까?

이제는 물건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유쾌하게 cross 한 작품이 바로 이 ‘크로스’이다.

 

이 cross 라는 단어가 나에게 유달리 더 끌렸던 이유는 MSRA 인턴을 하면서 프로젝트로 이루려고 했던 것이 바로 이 cross를 통한 검색 엔진 구현이기 때문이다.

검색 엔진 중에서도 특히 학술 검색 엔진에 대해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요즘 많은 아이디어들이 사실상 다른 분야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서 착안을 했다.

생물학에서 연구되었던 뉴럴 네트워크, 즉 신경망을 컴퓨터 전공자들이 이용하여 인공신경망이라는 분야가 탄생하였고, 문서 검색하는 기술을 그대로 이용하여 영상 검색하는 기술을 최근에 개발한 사례를 보듯이

하나의 분야에서 하나의 사고로 막혀있던 문제가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풀려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학술 검색 엔진을 통해서 사람이 검색을 할 때 cross domain에서 관련 논문을 검색할 수 없을까 고민을 해보았다.

이처럼 물건, 사람뿐만 아니라 학술에서도 cross가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키가 되고 있다.

 

단순히 cross 입장에서 뿐만 아니더라도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들이 참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다.

조그마한 레고에서부터 스타벅스, 아이폰, 개그콘서트에서 9시 뉴스까지 너무나도 일상적인 소재라서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서로 다른 관점으로 왜 그런지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다.

나도 어렸을때부터 집에서 9시 뉴스를 보고 자랐는데 (어른들이 그 시간대 TV 채널을 고수하셔서 거의 선택권이 없어서), 대학생이 되어서 호주에 갔을때 9시 뉴스가 없어서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뉴스 자체 편성 시간이 있는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 중간에 하는 광고 시간에 1분 뉴스처럼 간단하게 뉴스를 소개하고 마는데에 따른 엄청난 문화적인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9시만 되면 최면에 걸린것처럼 뉴스를 보게 되는걸까? 그에 대한 대답을 이 책에서 신경학적인 입장과 문화,사회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다.

 

마지막 소재가 “PH.D”라서 더 피부로 와 닿아서 자세히 읽었는데, 대학원 박사가 되기 위한 뉴턴의 세 법칙은 정말 나에게도 맞는 것 같다.

1. 교수라는 외부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계속 할 일을 미루는 관성의 법칙.

2. a = m/F 즉 박사 받는 나이는 (a)는 학생의 성취 동기 (motivation)이 높을 수록 짧아지지만, 교수의 매번 돌변하는 마음 (flexibility)에 따라 영향을 받는것.

3. 작용과 반작용. 박사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가 있을때마다 항상 그것을 방해하는 일이 꼭 터진다는 것.

왠지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법칙이 아닌지..

 

이 박사라는 소재가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있는 것처럼 아직 박사라는 존재가 사람들의 흥미거리와는 거리가 먼 존재인가보다.

 

간만에 다양한 소재에 대해서 편안하고 재밌게 글을 읽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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