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은 보지 않는데, 일부러 찾아서 본 프로그램이 바로 남자의 자격 – 하모니 편이었다.
처음에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과연 듣기만 해도 어려운 넬라 판타지아를 잘 부를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해서 하나하나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끝까지 응원하면서 지켜봤다.
그때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으니, 선우와 배다혜.

리포터를 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그녀가 결국 남자의 자격에서 빛을 발휘했는데, 그런 그녀의 모습을 TV 속에서만 잠깐 만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음반을 냈다는게 아닌가.
앨범 제목도 바로 ‘Harmony – 하모니’. 자연스럽게 남자의 자격이 떠오르게 되는 제목이다. 남자의 자격이 없었으면 이 앨범도 없었을테니 제목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앨범을 발매하려고 한 것일까? 미니 앨범인데 노래가 너무 적어서 아쉬웠다.
그녀만의 노래 2곡에 넬라판타지아, 그리고 그 노래 2곡의 연주곡. 이렇게 총 5곡이 들어있다.
이전에 4Men과 E-tribe가 만나서 You를 탄생했다면 (http://www.cyworld.com/seonghun/3398549), 이번엔 4Men, E-tribe 그리고 선우가 만나서 ‘눈 코 입’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약간 독특한 음악을 탄생시켰다.
4Men의 슬픈 보이스와 선우의 파워풀한 보이스가 합쳐져서 새로운 풍의 음색을 보여주었다.
발라드와 보사노바를 합친 일명 ‘발라노바’라는 장르라는데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음색인 듯.
‘눈 코 입’이란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로 인해서 가슴 아파하는 마음을 담은 것인데, 눈에선 헤어진 이의 환상을 보고, 입에서는 그대를 부르고, 마지막으로 코끝으로는 그의 향기를 하염없이 찾아 헤매는 헤어진 이의 아픔을 담은 내용이다.
잔잔한 4Men의 노래로 시작해서 선우의 파워풀한 목소리가 이어지는데, 가만 듣고 있으면 메인이 4Men이고 선우가 feat한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슬픈 노래에서 4 Men의 슬픈 목소리가 더 잘 어울려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다. 선우는 이런 슬픈 음악보다는 밝은 음악이 더 잘어울리는데.

그래서 두번째 곡 ‘Blue Moon’이 오히려 그녀의 타이틀 곡 같다는 느낌마져 든다. 내가 ‘눈 코 입’보다 이 ‘Blue Moon’을 더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랄랄랄라.. 로 시작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물방울이 튀는 것처럼 밝고 가벼운 느낌이 들어서 듣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무래도 헤어지는 아픔보다는 사랑에 빠진 이의 마음을 표현하는게 듣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겠지.
목소리와 가사 전반에서 그녀의 밝음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곡이다.

세번째 ‘넬라 판타지아’는 워낙에 많이 듣고, 남자의 자격이 끝나서도 선우가 무슨 행사에 나갈때마다 부른 곡이라 귀에 익었는데 노래 전체를 선우만이 부른 곡이라 조금은 낯설고 신선했다.
합창의 그 웅장함은 없지만 그녀의 파워풀한 보컬에 R&B 발라드 풍의 편곡이 합쳐져서 새로운 감동을 자아냈다.
‘넬라 판타지아’ 노래는 많이 들었지만 이탈리아어라서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그 가사 뜻을 찾아보았는데, 가사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든다.

넬라 판타지아 한국 가사입니다.
환상 속에서 난 올바른 세상이 보입니다.
누구나 평화롭고 정직하게 살 수 있는 곳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영혼 깊은 곳에 있는 인간애 가득한 곳
환상 속에서 난 밝은 세상이 보입니다.
각자 어둠이 너무 어둡지 않기를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환상 속에서 따뜻한 바람이 붑니다.
마치 친구처럼 도시 안으로 불어오는 산들바람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영혼 깊은 곳에 있는 인간애 가득한 곳
[출처] 남자의 자격 선우 미니앨범 Harmony|작성자프리미엄
마지막 두 곡은 연주 음악이라 뉴에이지를 듣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다.
감사의 글에 이렇게 장문의 글은 처음 본 것 같다.
중간에 보면 남자의 자격 멤버들도 나온다. 그 31명의 멤버들과의 추억이 얼마나 소중할까?

하지만 아무리 미니 앨범이라지만 그녀만의 노래 2곡은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급하게 (?) 앨범을 만든건 이해하지만 이번 앨범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다음에는 미니가 아닌 정규 앨범을 내고, 좀더 파워풀한 가창력과 감미로운 목소리의 앨범을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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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